<단편> Possessions

2007. 2. 6. 19:40Txt/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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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을때 동아리 활동하며 창작한 글..세계관이 워낙 방대해서 거의 레이브수준까지 갈뻔 했으나..작가의 게으름으로 단편으로 끝난 비운의 단편.

[소유] Possessions (2) -부제: 이미르의 이야기


-Now Loading 뇌기능 회복. 모든 몸의 프로그램 제 기동 합니다.


-이이잉-


-부스럭-


“...”


잿더미. 여기는? 내가 다시 재 기능 된건가. 그래..주인님이 예전에 설치해 준 백업 프로그램이라는 것이..하지만 그걸 나에게 달아준..나를 위해 설치해 주었던 주인님은..


-스윽-


난.. 태어나지 말아야 할 기계였을까..


-/-*/-*/-*/-*/-*/-*/-*/-*/-*/-*/-*/-*/-*/-*/-*/-*/-*/-*/-*/-*/-*/-*/-*/


“흠..나의 첫 작품치고는 너무 잘 만든 것 같은데..이러다간 이 녀석의 양산화는 좀 힘들겠어..”


“그렇네요. 여자인 제가 봐도 귀엽게 생긴 메이드인데요..코드네임 Plum-001(Project Lamia Ultimated Maid 제 1호기) 이 여자 애의 초기 나이는 어떻게 설정 할까요?”


“처음엔 18세로 해 두라고, 뭐 보통 등급을 정할 때도 18세 미만 금지. 이렇게 하지 않나? 그리고 주인의 영향력이나 바이오리듬, 생체 에너지에 맞추어 성장 할 수 있도록 메인칩을 수정하라고..물론 그로우(Grow) 스킨은 개발중이니 쓸수 없고 지식, 경험이 늘어나는 정도로 체크 해줘요..”


“..역시 당신의 센스는 알아 줘야 한다니까요. 18세라니..”


-지잉-


-탁탁탁-


“자, 이제 눈을 뜰 시간입니다. 귀여운 아가씨~”


나의 눈앞에서 씽긋 웃고있는 안경 낀 아저씨, 그리고 그 옆에서 팔짱을 끼고 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조심스레 바라보는 여성분.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분들은 나를 만들어 준 부모님이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한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모든 일은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특히나 인간이 아닌 나로서는. 그들은 애가 알고있는 정확히는 나의 컴퓨터 메인칩에 내장되어있는 정보들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다 방면으로 가르쳤고 나는 그들의 수업(?)을 매일 받으며 메이드 안드로이드 전형적인 모습으로 다듬어져 갔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것이 메이드 안드로이드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항상 웃는 얼굴의 가르침이..

 어느 날 그들은 나에게 말했다.


“자 플럼(그들은 나를 그렇게 불러 주었다.) 이제 너의 주인을 만나게 될 거다. 우리가 가르쳐 준대로 그리고 정성껏 하면 되는 거야..그 사람은 우리에게도 소중하니까.”


“예”


그들의 차를 타고 내가있던 큰 건물에서 나와 한참을 달린 후에 도착한 곳은 수풀이 우거진 곳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집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소개한 주인은..


“우와~ 예쁜 누나다!”


“응. 오늘부터 우리 혁이와 같이 살게 된 메이드 안드로이드 누나란다.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응 아빠, 엄마..하지만 이 누나 굉장히 비쌀 텐데..응? 누나 비싸지?”


그 두분은 부부였다. 그리고 나의 주인은 그 두분의 외동아들이었고 내가 사람이었다면 ‘에게..이런 꼬마 녀석을 상대해야해?’ 라며 뾰루퉁 해 졌을까..주인님과 같이 보았던 만화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여하튼 나는 온 사방이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연구실에서 벗어나 새로 생긴 주인님과 같이 살게 되었다.


“주인님 자 밥 드세요 아..”


주인님의 이름은 ‘이 혁’ 외자이름이었다. 부모님이 일 때문에 집에 자주오지 못하셔서 무척이나 외로움을 잘 타고 성격도 좋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그는 순수한 면이 있었고 날 괴롭히지 않았다. 다른 곳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로봇들은 정말 안 좋은 취급을 받는다고 하던데..그래도 어린 나이는 속일 수 없었다.


“싫어..볶음밥에다 야채 넣고 주는 거 모를 줄 알구..싫어 밥 안 먹을 거야..”


들켰다. 눈치는 엄청 빠르시다. 야채를 먹기 싫어하면 곤란합니다 주인님..안되겠군..최후의 수단..


“안돼요 주인님 편식은 나쁘다구요..자꾸 그러시면 하루종일 저는 충전실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을 겁니다..”


주인님은 내가 오기 전까지는 항상 혼자였기 때문에 내가 온 이후로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한다. 죄송하지만 이 방법을 써야 주인님이 건강할 수 있으니까.


“앗! 안돼..이미르..알았어..밥 먹을게 먹으면 되잖아..”


성공 ^0^


“후훗..”


이미르란 이름은 주인님이 날 보자마자 지은 이름이다. 코드네임을 빌린 플럼이란 이름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세상에서 가장 이쁜 이름이라며 지어준 이름이다. 그래서 나는 플럼이란 저장된 이름을 삭제하고 이미르란 이름을 저장하고 삭제 방지 처리 해 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이쁜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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