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제]발렌타인 데이

2008. 12. 31. 18:20Gh/200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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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완성품은 

"헉, 헉"

 

숨이 가파르다. 기분이 좋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땀이 등을 적셔와서 몸을 움직일 때 마다 등의 감촉이 좋지가 않다. 멈추고 싶다. 길거리에 지금이라도 주저 앉아 버리고 싶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수는 없다.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 버릴 것 같으니까. 차라리 숨이 멎어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 ‘저녀석들’처럼 되어 버릴 바에는...

 

“허억, 허억. 제길 평소에 운동이라도 해 둘걸 이게 뭐냐고 젠장...”

 

욕지거리가 절로 입에서 스멀거린다. 하지만 그만 두었다. 체력을 소모해선 안된다..칫, 학교에서 체검을 할때도 이렇게 열심히 달리진 않았는데, 그래 적어도 내 뒤를 쫓아오는 친구들이 앞질러 가서 편하게 달릴수 있길 바랬었지. 큭, 지금은 내뒤가 잡히는 순간 죽는거다.

 

“구어어어” , “버어어어”

 

차라리 지금보단 어제의 비참함이 나았다구!! 그래, 적어도 어제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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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고 남녀공학에 제학을 하고 있는 정상적인 남학생이라면 적당한 상상에 적절한 짝을 찾기위해 동분서주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신부님이 만들었는지 사탕공장장이 만들었는지 모를 그날전에는.. 큰맘을 먹고 다가간 혜진의 앞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가간 나는 깨끗하게 거절하는 그녀의 한마디를 들었다.

 

“꺼져!”

 

어이.. 적어도 이유라도 대라구!! ‘발렌타인데이전에 여자친구를 사귀어서 초콜렛을 받은 부족함을 다른 이 앞에서 누리려는 오만한 녀석, 게임, 애니, 만화 밖에 모르는 집에 틀어박힌 오덕후님은 싫다’구 말야!! 어찌 단호하게 한마디로 끝내고 돌아서냐!! 더 비참해지잖아!!

 

“그래 너 잘났다! 어릴때 함께 해 줄때는 언제고 이젠 나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 인기인이라 이거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격분에 휩싸여 주위 인간들은 개의치 않고 말을 내뱉고는 바로 학교를 뛰쳐나와버렸다. 늘 있는 일이니까 늘...어찌 화가나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도 뒷문의 개구멍으로 가는 건지 나로서도 알 수는 없지만.

그때!!

 

-끼이이이익 쿠쾅!-

 

2층 주택인 집과 학교는 그다지 멀지않아 걸어서 500m가 되지 않는다. 집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학교 정문쪽에 귀를 찢는 듯한 타이어 미끌리는 소리와 둔탁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예상컨대 커다란 차가 학교 정문을 들이받은 듯.. 쳇 그게 무슨 상관이람 오히려 잘되었지 그렇게 잘난 공부도 못하게 되고 말야.

멀리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와 간혹 들려오는- 이때 위화감을 느꼈어야 했는데...- 비명소릴 들으며 집 대문을 닫아버렸다.

 

“꺄아아아악!”

 

학교를 땡땡이 친 것 때문에 엄마랑 다투고 바로 자 버렸기에 새벽같이 일어나 대충 가방을 챙기고 온라인 겜을 하고 있던 터였다. - 왜 그때 인터넷 뉴스를 보지 않았던 걸까..- 물론 어떻게 핑계를 대며 아침을 패스하고 학교를 가야 하나 하는 시시콜콜한 고민을하며..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야..엄마?

 

-덜컥-

 

방문을 힘껏 열어 젖히고 거실로 고개를 돌린 나는 뭐라 할 말을 잊은채 3초간 내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즉시 문을 걸어 잠그고 가방에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의 행동이라고는 생각 할 수없는 침착함과 그리고 망연자실함이 맘속에 교차하며 나는 욕지거릴 해대었다.

 

“제길, 제길, 제길..제길! 뭐냐고 아침부터! 영화도 아니고!!!”

 

아래층 거실 바닥은 온통 피바닥이었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엄마(아마도 그럴 것이다.)의 몸뚱이의 한 부분을 마치 개가 자신의 뼈를 즐겁게 씹는 듯 즐기고 있는 미쳐버린 듯한 아빠의 모습을 보고도 내가 이렇게 침착 할 수 있다니 내가 과연 제대로 된 인간일까..학교에서도 오덕후라는 소릴 들으며 다른 이와 상종도 하지않은 내가.. 대견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미쳐 버린 것일까..

 

-쾅 쾅-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바깥의 ‘그녀석’의 반응에 알아차린 나는 평소에도 준비해둔 로프를 꺼내어 책상에 매었다. 그리고 마치 공수부대가 빌딩을 줄을 타고 내려가듯 자연스레 바깥의 아래쪽으로 내려 착지했다. 그리고 앞뒤 볼 것 없이 뛰기 시작했다. 손에는 초등학교때 산 이후로 쓰지도 않던 나무로 만든 야구방망이를 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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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이제 막다른 골목이다. 도망 갈 곳이 없다. 쳇 재수가 없는 놈은 남들은 서로 초콜렛을 받으며 좋아할 날에 괴물이 되며 죽는 건가...그래 네놈들이 좀비라 불리는 괴물인 것도 알겠고 몇 달전 유행하던 인플루엔쟈를 실험하던 한 회사의 작품이란 건 알겠다구 제길..하지만 나도 죽기전에 받고 싶은게 있다구...혜진이에게 초콜렛을 받고 싶었는데 말야..바보녀석 지금에 와서 실컨 죽어라고 뛰어놓고 이제야 눈물이 나오면 어떻하냐?

 

“구워어어어어” “거어어어”

 

어라...분명 ‘녀석들’인데..왜 나에게 그걸 주려고 하는 거야.. 게다가 특제품이잖아..쳇 신도 마지막에는 내 소원을 들어주는 건가...분명히 50,000원짜리였었지..

 


-우드득 우드득-

 

초콜렛을 먹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씹어먹는 소리가 들려온다. 체력이 바닥나고 시야도 흐릿해서 그것이 초콜렛인지 내 몸인지도 모르겠다....혜진이는 무사할까....

 

-탕, 탕-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내 의식은 그 이후로 멀어져 갔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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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제가 써 놓고도 정신이 없군요 그냥 아이디어는 있었는데 이거 해 볼까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주 주제를 끄적이다가(오랜만에 4B를 썼었다는) 이번에 마녀 주제를 놓고 그린 작품들을 보면서..흠..나도 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함께 하면 무섭지 않아~ 뭐 이런거죠..) 그래서 이런 것을 올리고 도망 갑니다. 저도 작업 하면서 덜덜 했다는...이미지는 조금 밝게 해 볼까 하다가..그냥..영화만드는 분은 잠을 잘 잘 수 있으려나..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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